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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평화누리길의 화행(和行)과 스토리텔링

디엠지 | 2012.06.13 16:30
Posted by 친환경지구인

- 문화해설 곁들인 생태탐방 김포 맛 되살려 -




2012년 5월 19일 아침 10시, 일산에서 아버지와 함께 참여한 초등학교 4학년 김강 군을 비롯하여 통진중·고등학교 50여명의 학생들이 문수산성 남문 밑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김포불교환경연대(대표 석지관)가 주관하고 김포시가 후원하는 김포평화누리 첫째 길 생태문화탐방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오늘 걷기의 특징은 김포불교환경연대 이승은 정책위원과 고양시 어린이식물연구회 문연희 연구원이 생태부문설명을 맡고 지역문화전략연구원 정현채 원장이 역사부문을, 그리고 통진고 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문화해설사가 문수산성 남문부터 덕포진까지 일곱군데의 해설을 맡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다.

김포청소년문화해설사 길 안내

14.9km의 길 걷기에 대한 인솔자의 설명과 간단한 몸 풀기를 마치고 10시30분, 첫 번째 청소년문화해설사의 설명이 시작되었다. 염하강과 문수산의 방향을 짚어가며 설명하는 이야기 방식에서 요즘 폭 넓게 확산되는 스토리텔링을 듣게 되었다. 질문과 답변을 끝내고 즐겁게 걷는다는 화행(和行)이 시작되었다. 

동행(同行)도 있지만 길 위에서 듣는 화행의 의미도 뜻 깊게 들렸다. 걷기를 시작하자마자 달콤한 아카시아 꽃향기가 짙게 배어오는 염하강과 포내천이 맞닿은 곳에서 출발하여 평화누리 길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기에는 잉어가 산란하러 하천으로 올라온다. 옛날에는 꽃과 열매를 보고 농경생활의 변화를 알았다고 한다. 논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모판을 닦고 있는 할머니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걷는 것을 보고 어렸을 적에 소풍갔던 기억이 새롭다고 한다. 논에는 백로가 한두 마리씩 먹이를 찾고 있다. 

포내천 중간 지점에서 가마우지 두 마리가 물위를 솟구쳐 오르는 것을 보고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길바닥에 깔려 죽은 뱀을 보고는 기겁을 하는 학생들과 애기똥풀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모습을 여유롭게 보면서 포내천의 줄기를 따라 올라가고 있다.

아카시아 꽃 잔치와 신비로운 약수터

김포CC를 오르기에 앞서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하는 동안 아카시아 꽃 잔치가 벌어졌다. 한입씩 꽃을 따먹으면서 이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알게 되었다고 한다. 어른들은 간식으로 먹었던 시절을 회상했을 것이다. 원머루나루에서 두 번째 해설사의 이야기를 듣고 쇄암리 약수터로 향했다. 

학생들은 배가 고플 시간이 되었고 더위에 여유를 잃어갈 시간이다. 생태문화탐방은 설명을 듣고 가야하는 관계로 시간이 걸린다. 쇄암리 약수터에 근접할수록 산길에서 학생들은 비명이다. 나무가지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애벌레들이 산길에서 진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가는 학생과 머리에 부딪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은 집에 가면 머리고 옷이고 온통 벌레 투성이가 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방영되고 있는 “무신”이라는 TV드라마에서 보게 되는 고려 고종이 강화도로 천도를 하면서 이곳 염하강의 쇄암리 약수터에서 물을 마셨다는 전설을 이야기하는 청소년해설사의 설명을 끝으로 점심시간을 가졌다. 먹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휴식도 잠시, 다음 코스로 이동이 시작되었다. 

작은 언덕길을 오르는 것도 오후에는 힘이 든다. 그러나 염하강변 산길 날씨는 더워도 운치가 있다. 황토를 밟을 수 있고 애벌레들이 많다는 것은 자연환경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쇄암리 약수터에서 아쉬운 것은 철책으로 인하여 약수터를 개방하지 않는 것이다. 공휴일만이라도 개방을 한다면 더 없이 훌륭하고 신비로운 장소가 될 것이다.


 

 


평화누리길 문화콘텐츠 너와집

염하강 고란초 서식지에서 부여의 고란초 전설과 비교하는 설명과 고란초 시를 낭독하는 청소년 해설사의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다.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꽃말이 지쳐가는 학생들에게는 힘이 된다. 이제 덕포진까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학생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심리가 발걸음으로 나타나고 있다. 쇄암리를 지나서 너와집 옆 마을길을 지나치는 학생들에게 인솔자는 멈추게 하였다. 나무껍질과 돌로 지붕을 만드는 너와집은 김포에서 쉽게 볼 수 없다.

10시30분에 출발해서 오후 네 시가 되었으니. 걷기가 처음인 학생들은 물도 바닥이 나고 힘들다는 표정들이 역력하다. “힘든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육체가 힘이 들면 귀도 멀고 눈도 멀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탐방하는 사람은 그것을 경계해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는 인솔자의 이야기다. 너와집을 잘 보존하여 작가의 공방으로 꾸민다든지 작은 농기구 전시관 겸 쉼터로 활용하는 것이 평화누리 길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정현채 원장의 설명이다.

평화누리 길을 점령하는 외국 식물

덕포를 지나 손돌묘 및 덕포진에 대한 해설을 끝으로 문연희 연구원이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관찰한 것을 정리해주는 시간을 가졌다. 문 연구원은 “애벌레들은 새들의 먹이가 되어 자연을 유지시켜주는 생태계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과 "오늘 걷다가 만난 흔히 꽃뱀이라고 부르는 유혈목이는 독이 없다고 많이 알려졌으나 앞니가 아닌 어금니에 독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정리했다. 

그리고 "논두렁에 핀 반하는 농경활동의 시기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았으며, 평화누리길 곳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은 각각 만주, 유럽 지역과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주변 식생에 비해 퍼져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꽃가루가 호흡기질환과 피부알레르기를 일으켜 두드러기풀이라고도 불리는 위해식물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와 같은 외래종이 확산되지 않도록 김포평화누리길 모니터링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어느덧 덕포진 솔밭에서 염하강으로 지는 해를 보는 시간이 되었다. 통진고 3학년 김용범 학생은“책 속에서 진리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자연과 문화ㆍ역사를 통해 공부하는 것이 책 속의 지식보다 더 훌륭했다”고 했다. 장장 여섯 시간을 걸으며 학생들은 민들레꽃대로 피리도 불고, 애기똥풀 진액도 손톱에 칠하며 자연을 몸으로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작게는 친구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자체만이라도 학생들에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화행자 : 정현채(지역문화전략연구원 원장. 통진고 교사). 이승은(김포불교환경연대 정책위원, 생태지평연구소 연구원). 김성기(통진중 교사). 홍미화·손동원(통진고 교사). 김진량(김포시 환경보전과 계장). 문연희(어린이식물연구회 연구원) 그리고 참여한 학생들(50명)


글 : 김포신문 http://www.igimpo.com/news/articleView.html?idxno=27768

사진 : 김포불교환경연대


한강하구의 평화와 생태를 위한 방향 모색

디엠지 | 2012.05.22 15:19
Posted by 친환경지구인


- 김포 DMZ 일원지역 문수산성~애기봉전망대~시암리습지를 돌아보며 - 


김포의 접경지역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4월 문수산성을 출발하여 애기봉전망대를 지나 시암리습지를 방문했다.


김포와 강화도를 연결하는 다리 가운데 북쪽에 위치한 강화대교에서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문수산성 남문과 북문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문수산(해발 376m)에 둘러쌓인 동막마을을 만났다. 문수산성(사적 제139호)은 강화 갑곶진과 함께 강화의 입구를 지키던 조선시대 성으로 고종 3년(1866)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조금 더 북쪽으로 들어가면 월곶면 보구곶리이다. 보구곶리에서는 강화도 갑곶리를 오고 갈 때 이용했던 갑곶나루 선착장 석축로를 볼 수 있었다. 고려 고종이 몽고군을 피해 강화도로 건너갈 때 이용한 통행로였다고 하는데, 군사적 요충지로 수백년간 역사의 아픔을 보았을 이곳은 지금도 북한과 마주하고 있어 철책이 띠를 두르고 있었다. 보구곶리 검문소부터는 민통선 지역이라 사전에 출입신청을 해야 갈 수가 있다.

 


애기봉전망대에서 이야기하는 평화

김포 하성면 산 위에 위치한 애기봉전망대는 매일 1200~1300명이 찾는 곳이며, 멀리 개성의 송악산과 개성공단이 보이는 곳에 위치해있다. ‘애기봉’이란 이름은 병자호란 때 한양으로 피난오던 중 평양감사가 청나라 병사들에게 끌려가게 되자 혼자 강을 건넌 애첩인 ‘애기’가 이 봉우리에서 평양감사를 기다리다 병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는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갔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해설내용은 주로 애기봉전망대의 유래와 매년 성탄절에 세우는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북측 지형 및 주민생활 설명이었다. 북한의 황폐화된 모습을 보여주며 남한의 우월함을 눈으로 보고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전망대 안보교육의 중요한 내용이라고 한다.

 

전망대 바로 맞은편에 보이는 북측 마을은 30년 전 100여명이 강제 이주해 온 위장마을이라고 한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산에 나무를 땔감으로 사용하면서 대부분의 산들이 민둥산이 되었다. 또한 단체(집단)로 대규모 농사를 하는 것이 우리와 다르며 농기계도 별로 없어 여전히 소를 이용하거나 사람이 직접 농사를 짓는다. 남과 북을 비교하기에 앞서 평소 만날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의 모습을 보니 반가움이 앞섰다.


 


애기봉은 매년 성탄절에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을 하는 것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여의도 순복음 교회와 한국기독교 군 선교연합회에서 종교의 자유와 장병의 종교활동 보장을 목적으로 북한에서도 보일 정도의 큰 성탄 트리에 점등을 하는 행사이다. 하지만 사회체제가 다른 북을 자극하고 이로 인해 DMZ 인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점등행사를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핵발' 앞세우는 나라

우리가 찾아간 날은 군산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 100여명 수학여행을 왔다. 우리나라의 최전방에서 북한의 모습도 보고, 새로운 내용도 들은 아이들은 무척 흥미로워했다. 북한을 처음 본 학생에게 소감을 물었더니 뜻밖의 대답이 나온다. 북한의 모습을 두고 "핵발이에요."라고 한다.(접미사로 쓰이는 -발은 ‘기세’ 또는 ‘힘’을 뜻하거나(끗발/말발), ‘효과’의 뜻을 나타낸다(글발/약발/화장발)) 북한이 오로지 핵만을 가지고 국제정치에 나서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북한은 가난하고 못 살면서 맨날 전쟁 준비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생기는 나쁜 점들이 많이 있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평화와 서로 돕는 공조의 마음을 이야기하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기봉전망대에서만 볼 수 있는 한강하구 생태계의 중요성, 조강(할아버지강)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의 아름다움과 주변의 다양한 경관들에 대한 설명 없이 안보교육의 장으로만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맑게 열린 하늘에는 아무것도 걸리는 것 없었지만 애기봉전망대를 내려오는 마음속은 그렇지 못했다.



시암리습지를 아시나요?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 주요 하구습지 중 하나인 시암리습지를 찾아 금성초등학교를 지나 10여분을 더 달렸다. 2006년 환경부가 한강하구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할 당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큰기러기가 많이 도래하는 곳으로 시암리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현재 시암리 습지는 철책으로 둘러 쌓여있어 군 허락이 없이는 들어가 볼 수 없다.


 

환경부의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 모니터링 결과보고서(2010)에 따르면 시암리습지는 과거 칠면초 등 염습지로 이루어진 곳이었지만 현재는 갈대밭으로 천이되었다고 한다. 한강 중상류에 댐이 건설되고 유량이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수량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우점하는 갈대군락이 침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유량의 변화와 이에 따른 천이의 과정이 진행중인 시암리습지의 조류 현황은 어떠할까? 위 보고서에서 08년과 09년에 관찰한 조류 목록은 아래와 같았다. 관찰 개체수를 살펴보면 08년 4300마리에서 2009년 2357마리로 46%가 줄었고, 관찰되는 종의 수도 08년 31종에서 09년 8종으로 75%가 줄었다. 09년 관찰된 종은 논병아리, 쇠기러기, 큰기러기, 개리, 흰뺨검둥오리, 새매, 재두루미, 까치 총 8종이며, 08년에 발견된 민물가마우지, 황로, 중대백로, 중백로, 쇠백로, 왜가리, 저어새, 청둥오리, 비오리 등이 조사되지 않았다. 개체수도 중요하지만 한강하구의 기수역 생태계의 중요한 특징인 생물다양성이 1년 사이에 크게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암리습지는 고요했다. 군초소가 바로 옆에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점도 있었지만 시암리습지를 찾아가는 동안 만났던 사람들이 모두 시암리습지를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시암리습지를 설명하고 있는 푯말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은 지정(2006.4.17 지정)된지 6년이 되었지만, 지금까지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에서 진행되었던 주민, 방문객 교육은 2007년 10월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실시한 지역주민 및 군장병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전부이다. 고양시(123명), 김포시(77명) 농어민과 경계근무병(350명)이 대상이었다. 내용은 한강하구 습지 생태계의 중요성과 보전관리의 필요성 그리고 습지의 무단훼손 및 불법행위에 대한 감시활동으로 진행되었다. 매년 단풍잎돼지풀, 가시박과 같은 생태계 교란식물 제거 활동은 존재하지만, 해당 지자체에서는 적극적 교육과 홍보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기봉전망대와 시암리습지를 돌아보며 평화와 한강하구 생태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과 내용에 대한 재생산 작업이 시급하다는 것을 느꼈다. 철책으로 둘러쌓인 현실은 수십년간 변함이 없지만 김포 한강하구 지역이 철책을 뛰어넘어 남북화해와 평화 그리고 생명을 이해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글쓴이 이승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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